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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비타민
경제적 자유와 파이어족 본문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최근 파이어족이라고 불리는 삶의 방식을 어릴적부터 고민하고 있었다. 하고 있는 일이 삶과 맞물려 하루가 충족되는 상황이면 좋겠으나 많은 사람들이 사회생활의 스트레스를 삶을 소비하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삶을 살고 있다. 파이어족은 극단적인 절약을 통해 은퇴를 하는데 목적이 있는게 아니다. 극단적인 절약 후에 만들어진 좀 더 젊은 시기의 경제력으로 내가 가진 인생 목표에 맞는 생활방식을 구축하는게 파이어족들의 진정한 목표다.
어느 순간이 되면 나라를 핑계로, 사회의 흐름을 핑계로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생각하지 않게 되고 그저 좀 더 많은 돈, 더 많은 소비력이 나를 대변하는 식으로 살게 되는것 같다. 당장 나만 보더라도 오래된 친구들을 만나도 하는 이야기들은 거의 돈 이야기와 자식 이야기 어떤 차를 타는지 30대 때에도 그랬고, 40대 초반이 된 지금도 여전히 항상 비슷한 이야기다. 삶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나 깨달음 없이 항상 근본적으로 돈에 대한 걱정 이야기들이다. 각자가 경제적 자유를 위해 노력하지만 오로지 돈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이미 많은 돈이 있어도 채워지지 않는다. 돈의 특성인것 같다. 있어도 있어도 계속 원하게 되는 결국 확실한 기준이 있는 생활방식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그렇게 돈의 노예가 되어 가는것 같다.
한번 뿐인 인생이 그렇게 돈의 노예로 하루하루 소비되고 있다. 가족과 좀 더 많이 웃을 수 있는 시간, 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 내가 좀 더 의미를 투영해서 일 할 수 있는 시간들을 더 많은 돈에 대한 욕심으로 잃어버리고 있다.
파이어족의 경제적 자유에 대한 접근은 우리 사회의 흐름과는 결이 맞지 않기에 많은 난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여전히 극단적인 절약을 하는 이들에게 사회에서 쏟아지는 시선은 그렇게 곱지 않은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못한다는 낙인이 찍히기 일쑤이지 않을까? 사람의 성향과 가치관에 따라 무엇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명품 백, 좋은 차, 좋은 집이 아니라 시간의 새로운 활용, 내면의 만족, 정서적 즐거움 그렇게 개인의 내밀한 경험을 통해 구축되는 자존감. 타인의 기대 충족이 아니라 자신을 충족시키는 삶, 동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어도 나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무가치 하다고 생각이 들 수 있기에 내면으로는 성취감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파이어족의 생활방식은 나 스스로를 가치있게 만드는 삶을 아우르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파이어족의 목표는 극단적인 절약을 통해 최대한 젊은 시기에 경제적 자유를 구축하는데 있는게 아니라 그렇게 벌어들인 시간으로 나의 삶의 방식을 구축하는데 있다.
등가교환의 법칙. 얻는게 있으면 잃는게 있을 수 밖에 없다. 무엇이 옳고 그른게 아니라 내가 살고 싶은 방향을 설정한 방향으로 걸을 용기가 있다면 선택으로 인해 버려야 될 것들에 대해서도 초연해 질 수 있다. 어차피 한 번 살다가 가는 인생...
사회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죽을 때 까지의 삶을 보면 그 속에 희노애락은 분명 존재하지만, 돈에 얽메여 살아가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크다. 남은 시간을 더 아름다운 시간으로 장식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이어족이 온다"라는 책을 읽었다. 미국에는 FIRE 운동이 한창이란다. 조기 은퇴를 통한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조기은퇴를 하건 말기은퇴를 하건 사람의 사는 모습이야 크게 다를 것은 없겠지만 역시나 인생을 대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지는 이야기다. 사회생활 시작과 함께 벌이의 60 ~ 70%를 저축해서 30대 중 후반에 조기 은퇴를 통해 인생의 전환기를 꽤하는 FIRE운동. 조기 은퇴가 아니라 인생의 전환기가 중요하다. 이 책의 저자는 가족과 함께 24시간을 본인의 시간으로 만들었다. 내 인생의 만족감을 위한 내밀한 시간 관리에 성공한 것이다. 물론 그 시간관리에 성공할 수 있었던 그들만의 경제적 자유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사회 생활 13년차에 접어 들었고 첫 5년간은 월급의 80%를 저축했다. 그렇게 모은 종자돈으로 와이프와 함께 첫 집을 15평 내 집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물론 엄청난 레버리지를 안고서) 그 후에는 나 역시도 경제적 자유에 대한 갈망이 있었기에 창업도 하고 엑싯도 하면서 현재 41세의 나이로 개인적으로는 아껴 살면 일하지 않고도 내 가족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겠구나(나는 씀씀이가 헤프지 않기에 아마 사람들이 생각하는 액수보다도 훨씬 적을것이다. 사회 초년기에는 월 5만원으로도 생활했었다.)라는 확신은 있다. (물론 집사람은 어림없다고 한다...;;)
돈을 벌고 얼마간 일을 관두어 보니 경제적 자유가 인생을 좀 더 가치있게 살게 해주는건 아니란 확신 역시 생겼다. 경제적 자유에 대한 갈망과 함께 내게 시간이 충분해 졌을 때 어떻게 가치있게 세상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라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름다운 바닷가를 눈 앞에 두고 3시간이고 4시간이고 자연을 온 몸으로 느끼는것도, 이런저런 값진 물건들도 나를 만족시키는 삶과는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의 말 처럼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내가 어떤 삶을 통해서 더 큰 만족감과 행복을 느끼는가에 대한 성찰이 너무 덜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난 다시 일을 시작하기로 맘 먹었다. 다시 일을 시작한지 1년이 넘어가고 있다. 그리고 다시 늦어도 45세전에는 돈 벌이를 위한 직업을 갖는 것을 그만 두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경제적 자유는 너무도 상대적이다. 타인이 들으면 "에게 고작 그 정도로 경제적 자유를 말했어?"라는 말을 듣기 일쑤겠지만, 아주 충분하진 않아도 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개인적으로는 경제적으로 여유롭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다시 일을 시작한건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었고, 내 삶을 만족시키는 시간을 위한 기준이 설 때 까지는 일을 하면서 조금은 더 경제적 자유에 도달하고자 하는 이유가 크다. 아마 1~2년 안에 나는 다시 한번 평버함 인생에서의 일탈을 시작 할 것이다.
한 발 물러서 주변을 바라보면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반 이상을 인생의 자유와 행복을 꿈만 꾸다가 죽어간다.
고등학생 때부터 항상 마음에 품게 된 생각들이 있다. 하루의 쳇바퀴... 65년의 쳇바퀴를 좀 더 젊어서 벗어난 인생을 살 수 있다면 분명 더 즐거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 젊어서 은퇴를 해야겠다는 생각.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를 내 인생의 시간표가 사회가 만들어놓은 너무 획일적인 틀에 이미 들어가 있다는 생각은 항상 나를 숨막히고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꼭 경제적 자유를 이뤄내고야 말겠다는 목표가 항상 마음속에 있었다. 물론 또 다른 문턱이 있긴 하지만 경제적 자유는 내가 생각한 최소한으로 이뤄냈다.
최소한의 경제적 자유는 이루었지만, 좀 더 내밀하고 가치있는 인생을 살기 위한 첫 걸음을 어떻게 떼어야 할 지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번 뿐인 인생을 내가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린 시절 그렇게 하기 싫어했던 수 많은 고통의 감내와 경제적 자유를 위한 노력이 지금의 경제적 자유를 만들어준게 아이러니긴한데 그 덕에 나는 인생과 시간에 대한 성찰을 일찍 시작 할 수 있게 되었기에 지난 시간에 감사한다.
2020년은 나와 내 가족 우리의 시간을 어떻게 가치있는 시간으로 만들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 해다.
인생의 진정한 자유를 위해 앞으로도 노력을...
ps) 책의 내용 중에 비키로빈이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해당 인물이 쓴 부의 주인은 누구인가? 라는 책도 꼭 일독을 권한다. 돈을 돈으로서가 아니라 인생의 동반자로서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저자의 관점이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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