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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비타민
비오는 날의 경주 여행 본문
비를 몰고 다니는...
이번 여행도 어김없이 비가 왔다. 이 징크스는 언제 깨질까? 한동안 잠잠해서 맘을 놓고 있었는데...
예약할 땐 분명! 쨍쨍이었는데 여행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흐려진다. 그러다가 여행내내 폭우와 함께 했다.
방학동안 집에만 있던 아이들의 스트레스도 풀 겸, 야외 볼거리가 많은 먼 경주로 향했건만 2박 3일간 폭우라니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은 비가 오건말건 여행이라 좋아보인다. 방학에도 그리 갇혀있었으니 그럴 수 밖에...
특별한 분위기
천년고도 경주, 천년이나 신라의 도읍지 였던 경주! 백제는 주변국들과의 전쟁으로 위례 -> 웅진 -> 사비 천도를 감행한것과는 달리 신라는 금성(경주) 한고셍서 천년을 지켜냈다. 중학생때 수학여행으로 분명 경주를 다녀왔는데 새롭게 마주한 경주는 잘 기억나진 않지만 내 기억속의 경주와 매우 달랐다. 세월이 흐른만큼 수 많은 정비가 됐으려니... 국내의 여러곳들을 돌아다녔지만, 제주도만큼 강렬한 느낌을 받은곳이 없는데 도착한 경주의 첫 느낌은 제주도만큼 우거지고 푸르고 포근한 느낌이 난다. 각 도시마다 느껴지는 향과 맛이 있는데 경주는 합격!
숙소와 먹거리
우리 가족은 작년 말, 우연히 발견했던 블록체인 여행사 the Asta를 활용해서 여행을 다닌다. 당시 1ASTA에 7원정도 했었는데 싸게 사 둔 덕에 앞으로도 몇 년 간 숙소는 무조건 아스타다! 당시 제주도 섭지코지에 있는 리조트 2박 3일도 3만원에 예약을 했었는데 그때만큼 할인율이 좋진 않지만 여전히 내 기준엔 미친 할인율이다.
물론, 블록체인 회사들의 특성상 언제 없어져도 어쩔 수 없겠지만, 반 년이상 잘 사용하고 있다. 없어져도 손해는 아닐정도로 너무 잘 사용하고 있는데 회사의 프로젝트 진행상황이 빠른걸봐서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고른 숙소가 소노벨경주. 다른곳의 소노벨들이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었기에 별 의심없이 소노벨 경주를 예약했는데 매우 * 10 컨디션이 나쁘다. 한 50년이상 된 느낌이랄까? 객실 화장실 손잡이도 풀려있고.. 다만, 테슬라 데스티네이션 차저가 2개 있고, 수영장시설, 그리고 레전드 히어로즈(게임 시설)이 좀 커서 별 4개 준다. 방 컨디션은 기대하면 안된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는 실내수영장 + 레전드히어로즈로 하루정도는 신나게 놀 수 있을 정도는 된다.
경주의 먹거리는 역시나 소문대로 맛집이 없어보인다. 황리단길도 그렇고 각 유적지 근처도 그렇고 전부 뭔가 빠진듯한 느낌이 든다. 하물며 찰보리빵도... 특히나 음료수는 더더욱.. 그냥 스타벅스등 브랜드 카페로 가는게 낫다. 내가 그런곳들로만 골라 간 것일수도 있지만...
경주에서 가장 첨으로 간음식점은 올바릇이라는 이름의 꼬막 비빔밥과 육전을 파는 곳인데 이곳이 가장 괜찮은 곳이었고, 그 이후로 맥도날드와 풀무원 비비고 냉동밥을 조리해 먹는게 훨씬 나았던... 소문이 그냥 생기진 않는다.
아이들과 함께 신라의 발자취
도착하고 가장 먼저 들린 곳은 신라의 태자가 머물던 동궁과월지! 야간촬영 맛집으로 소문난 곳인만큼 저녁 7시가 넘어가니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억수같이 쏟아지던 비도 야간 조명 타임에 잠시 그쳐주시는데 비가 오던 말던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더 많이 모여들었다. 아마도 우리처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않았을까? 비가 왔다고 경주까지 와서 숙소에만 있을 순 없으니 말이다.
삼국사기에는 그 유명한 문무왕 14년에 건립되었다고 하나 정확하진 않은 모양이다. 동궁과 월지에서 만8천여점이 유물이 나왔다고 한다. 1971년 '경주광관종합개발계획'이 수립되면서 1974년 연못 속에서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당시엔 연못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가 1974년 연못 준설이 시작되고 그 과정에서 다량의 기와를 비롯한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발굴과 함께 동궁과월지의 정확한 규모와 배치 구조등이 확인되어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고 한다. 80년에 발굴된 토기 파편에서 이 호수(안압지)가 월지라고 불렸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동궁과월지로 이름을 변경했다고 한다.
동궁과 월지는 태자가 사용하던 동궁이었지만,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 연회장소로 사용되던 곳으로 931년에 고려 태조 왕건을 초대해서 잔치를 베풀었다고 한다.
사진으로 분위기가 전달될지 모르겠지만 세상 평화로운 분위기로 걷다보면 주변 풍경과 이름모를 새들과 함께 온 마음이 차분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산책에도 급이 있다면 이런곳에서 하는 산책이 1급 산책이 되지 않을까한다.
아이들이 가장 보고싶어 했던것은 첨성대였다. 희안하게도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다가도 장소를 선택하고 그곳에 가면 스콜도 아닌데 찰나의 순간정도 비가 그치고 포토타임을 잠시 준다. 진짜 3일간 미친듯한 비가 쏟아진 경주인데... 저 안에서 어떻게 별을 관측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이 드넓은 평지에 불빛들의 방해도 없는 곳이라 지금보아도 분명히 별은 잘 보일 것 같다.
이 외에도 대릉원, 문무대왕릉(비때문에 아쉽게도 못가봄), 석빙고, 선덕여왕릉 등등 가볼곳들이 참 많이 있다. 백제의 발자취를 따라 다닐때는 능산리고분군의 많은 무덤 중 유일하게 도굴되지 않아 주인이 밝혀진 무덤이 무령왕릉과 익산의 무왕릉만이 릉의 주인을 알 수 있었는데 경주에도 총 36기의 왕릉이 전해지지만, 능비가 남아있는 무열왕릉만 확실한 주인이 밝혀져 있고, 기록상의 위치 비정과 시대적인 형식에 맞아 학계에서 공통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흥덕왕릉, 문무왕릉, 선덕여왕릉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릉에 대해서는 기록에만 의지해서 파악하고 있는지라 의문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가장 가기 싫어하는 박물관도 당연히 들러야 할 곳. 아이들은 여전히 박물관이 지루한 모양이다. 아니면 많은 박물관들을 다녀서 다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는것인지.. OTL.. 좀 더 다니다보면 구분지어 생각하게 될 날이 올거라고 믿으며 경주국립박물관도 구경한다.
부여국립박물관에서 봤던 백제금동대향로는 아이들이 잊지않고 기억하는걸 보면서 아마도 경주국립박물관에서는 금동대향로와 비슷한 연출로 공개된 금관을 기억하지 않을까 한다. 하나라도 기억되는게 어디?!
무튼, 2박 3일간의 경주여행동안 비를 맞으면서 돌아다니긴 했으나, 비를 맞으면서 느낀 정취가 색다름을 주어서 더 신선한 경우들이 많았다. 특히나 비오는 날의 불국사의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줄기는 매우 신비한 감정을 안겨주었다.
오래된 동전 모으기 취미가 있는 아이들이 한 눈에 알아본 다보탑! 불국사는 여기저기 국보급 문화재가 널렸다.
이번에 불국사에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석가탑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저 가장 오래된 인쇄물로만 알고 있었는데 석가탑에 있었다니... 다라니는 '주문'을 뜻하는 것으로 이 주문에 신비한 힘이 있었다고 믿었다. 그래서 다라니경을 탑에 봉안해 무병장수하고 재앙이나 악업을 없애주기를 소원했다. 길이 6m 폭이 6.6cm의 두루마리로 종이를 여러 장 붙여 만들었는데 종이의 각 면에는 62줄이 있고, 각 줄에는 평균 8자의 글이 인쇄돼 있다고 한다.
이리저리 보러 다녔지만 아직도 보지 못한것들이 많이 있다. 비가 오지 않는 쨍쨍한 날로 골라 출발해도 어차피 비가 또 올 것 같긴한데(??), 진짜 비가 오지 않는 날에 다시 한번 들러보고 싶다. 더 나아가 경주에서도 한 달정도 살아볼만 하겠는데? 하는... 경주의 느낌과 분위기.. 그리고 볼 것 들이 매우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