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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스타트업의 속도와 방향과 시간

violet520 2020. 8. 10. 23:01

우리는 속도를 내는데 매우 익숙하지만 속도를 늦추는데는 너무나도 어색하고 인색하다. 나 역시 느린 것 보다는 빠른 것에 더 시원함을 느꼈었다.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느림의 올바름이 마음에 더 와닿기 시작했다. 빠르면서 놓치지 않기란 얼마나 힘든지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 조금은 놓치더라도 더 빠른길을 항상 선택한다. 항상 빨라야만 하는 것일까? 빠르고 느림에 정답은 없지만, 시기와 상황에 따른 완급조절이 필요함을 많이 느낀다.

 

 

스타트업은 항상 빨라야 할까?

 

개인적으로 적어도 스타트업 창업 1년의 시간은 그 분야에서 누구보다 빠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방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빠르되 방향을 잃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턴 역시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금성을 향해 빠르게 움직다보면 알지 못했던 많은 난관들을 만나게 되고 난관과 씨름하면서도 아직은 이 길이 맞다 안 맞다를 판단해야 하는데 빠르기만 하면 내가 금성을 향하는지 토성을 향하는지 알지를 못한다. 토성을 향해 턴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내가 현재 향하는 방향을 잘 알고 있어야 턴도 강단있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방향이 안정되고 그 방향으로 더 빠르고 힘있게 나가야 하는데 이 때, 느림이 필요하다. 그 동안 빨리 날아왔던 방향이 맞았음을 느끼게 되면 이제 꽃을 피워야 하는데 빠르기만 해서는 절대로 꽃이 피지 않는다. 적당한 햇빛과 적당한 물과 바람에 흔들리며 곧게 세운 줄기들.. 그런 느림들이 필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느림이 결국 더 빠른 속도를 내게 된다. 이 시기에는 시기가 좀 늦더라도 좀 더 묵직하고 깊이있게 내실을 다지는게 좋다. 앞서, 끝없이 달리기만 했던 사람들도 각자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그동안 이뤄온 결과에 대해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긴 체력과 호흡이 생긴다. 이 시기에도 속도만을 강요하는 우를 범하면 안된다.

사람을 1년 내도록 열정을 갖도록 하는 사람들은 정말 타고난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1년 내도록 열정적일 수가 없다. 바이오리듬처럼 오르락내리락 하는게 열정이다. 정말 타고난 재능으로 사람을 잘 다루는 사람들이 있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함을 인지하고 각자가 스스로의 결과에 대해 성찰할 시간을 줘야 한다. 그 시간들이 꼭 쌓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이 없던 상황에서 집이 생기게 되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바라보는 관점이 180도로 바뀐다. 항상 그 자리에 있던 것들이 정말 새롭게 보인다. 이 부분이 개발이 되면 더 나은 동네가 될 텐데... 지하철은 이렇게 저렇게 들어와야 할텐데... 주변의 잘나가는 동네와 우리 동네의 차이점들은 말 할 것도 없고 정말 항상 그대로 있던 것들이 새롭게 재정의 되는 경험이 시작된다. 

 

이와 마찬가지 이치라고 생각한다. 쉴 새 없이 달리다보면 이런저런 많은 것들을 놓치기 일쑤인지라 스스로가 되돌아보고 치유하고 재정의 할 시간을 항상 가져야 한다. 그 느림의 시간들이 이 후의 누구보다 빠른 속도를 가져다 준다.

 

그리고 종국에는 우리에게 타인보다 더 많은 시간을 벌어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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